열린 마음을 가진 진보주의자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 7장 리뷰
원문 링크: https://www.unqualified-reservations.org/2008/05/ol7-ugly-truth-about-government/
한국어 번역본 링크: https://natsuken00.blogspot.com/2025/05/mencius-moldbug-7.html
커티스 야빈(필명 멘시우스 몰드버그)의 '열린 마음을 가진 진보주의자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 제7장: 정부의 추악한 진실'은 현대 서구 정부 시스템의 실체를 분석한 글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음.
몰드버그는 마키아벨리의 통찰을 인용하며 글을 시작함. 정부 개혁은 겉으로는 기존 형태를 유지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내며, 사람들은 실체보다는 겉모습에 만족한다는 것임. 로마 제국이 공화정의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아우구스투스가 모든 권력을 장악했던 것처럼, 현대 정부도 민주주의라는 외피를 유지하면서 실제 권력은 다른 곳(대성당)에 있다고 주장함.
권력은 본질적으로 전면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뒤로 숨는 속성이 있다고 분석함. 현대 영국에서 형식적으로는 여왕이 통치자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권력이 없고, 의회가 공식적 권력을 가진다고 하듯이 진짜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는 여전히 모호하다는 것임.
여기서부터 재밌는 부분인데 몰드버그는 진보주의자들이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혐오한다고 주장함. 이들이 '정치적'이라는 말을 혐오하면서도 '비정치적', '초당파적'이라는 말을 선호하는 것이 그 증거라고 보고 있음. 진보주의자들은 정부가 물리학이나 수학처럼 객관적인 학문 분야가 되어야 한다고 믿으며, 따라서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가'라는 레닌의 질문 자체를 부적절하다고 여긴다고 분석함.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공공정책은 과학적 영역으로 간주되기 시작했음. 사회학, 심리학 같은 새로운 학문들이 등장했고, 법학이나 경제학 같은 기존 학문들도 19세기와는 완전히 다른 원리로 작동하게 되었음. 이런 변화를 통해 정치가 아닌 '과학적 공공정책'이 정부를 운영해야 한다는 관념이 확립되었다는 것이 몰드버그의 설명.
미국 역사를 통해 이런 변화를 추적하면서, 1933년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을 결정적 전환점으로 보고있음. 이때부터 선출된 정치인들보다는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브레인 트러스트'가 실질적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함.
몰드버그는 이런 비선출 권력기구를 (이미 4장에서도 언급했던 바와 같이) '대성당(Cathedral)'이라고 명명함. 하버드, 예일 같은 명문대학과 주류 언론, 시민단체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한다는 소리임. 조지프 매카시나 이넉 파월 같이 이 시스템에 정면으로 도전한 정치인들은 모두 파멸했고, 레이건이나 대처 같이 부분적으로 타협한 정치인들도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함.
그리고 몰드버그는 현대 정치는 내부 정당(Inner Party)과 외부 정당(Outer Party)의 이원 구조로 작동한다고 보고 있음. 이 내부 정당과 외부 정당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차용한 개념임. 내부 정당은 실질적으로 '대성당(Cathedral)' 시스템과 완전히 연결된 정치 세력을 의미함. 이들은 주로 하버드, 예일 등 명문대학의 정책을 그대로 수용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하고, '주류 언론, 관료, 학계'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며, 실질적으로는 선출된 정치인이지만 대성당에 모든 정책 결정을 위임한다는 특징을 보임. 미국에서는 주로 민주당, 영국에서는 노동당 등이 이 내부 정당에 해당됨. 외부 정당은 겉으로는 내부 정당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스템에 진짜 위협이 되지 않는 정치 세력임. 외부 정당은 내부 정당에 반대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대성당 시스템을 건드리지 않으며, 가끔 선거에서 이기기도 하지만 핵심 정책들은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내부 정당의 일부 정책에만 반대함으로써 나머지 정책들을 '초당파적 합의'로 정당화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특징을 지님. 외부 정당의 예시로는 미국에서는 주로 공화당, 영국에서는 보수당 등이 해당됨.
전체적으로 이 글은 현대 서구 민주주의가 표면적으로는 민주적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실제로는 지식인 엘리트들이 '과학적 공공정책'이라는 명목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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