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의 탕핑도시 후이저우
유튜브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JsMQvfApluk
영상 요약본 링크: https://lilys.ai/digest/5519829/5146383
중국 사회에는 '탕핑(躺平)'이라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이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누워버리는 삶의 방식을 의미함. 소비하지 않고, 돈을 벌지 않으며, 연애와 결혼, 주택 구매, 자녀 출산까지 모든 것을 포기하는 이들은 중국 정부의 강제적인 사회보험 징수와 세금 인상에 대한 조용한 저항을 표현하고 있음.
이 현상은 점차 진화하여 '바일란족'이 되었고, 더 나아가 '라오슈런(쥐인간)'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발전했음. 쥐인간들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오직 배달을 받거나 쓰레기를 버릴 때만 외출하는 극한의 생존 방식을 택했음. 이는 중국의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와 '람웨이 인간' 현상 - 부모가 정성껏 키운 자녀가 졸업 후 사회에서 폐기물 취급을 받는 상황 - 에서 비롯된 것임.
그런데 이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 광둥성의 후이저우라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임. 이곳은 원래 홍콩, 마카오, 선전 등 대도시 근처에 위치한 계획도시로, 바닷가에 '하이징팡'이라 불리는 오션뷰 아파트들이 미친 듯이 들어섰음. 당시 분양가는 30평 기준 1억 8천만 원으로, 한국의 오션뷰 아파트보다는 저렴한 편이었음.
하지만 후이저우는 처음부터 일자리가 없는 도시였고, 부자들의 세컨드 하우스 용도로 개발되었음. 너무 많은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압도적으로 초과했고, 결국 집값은 50%에서 최악의 경우 80-90%까지 폭락했음. 1억 8천만 원짜리 아파트가 2천만-4천만 원으로 떨어진 것임. 집주인들에게는 비극이었지만, 이로 인해 30평 오션뷰 아파트의 월세가 20만 원, 원룸은 10만 원까지 내려갔음.
이 저렴한 월세를 보고 전국의 탕핑족들이 후이저우로 모여들기 시작했음. 이들은 30평대 집을 4명이 함께 사용하며 1인당 월세 5만 원으로 생활함. 놀랍게도 도시 물가도 함께 떨어져서 커피와 밥을 200원으로 먹을 수 있고, 볶음면 100원, 망고 300원, 수박 1,000원 미만이라는 믿기 어려운 가격이 형성되었음. 헬스장 한 달 이용료는 6,000원이고, 서핑은 거의 공짜나 다름없음.
후이저우로 온 탕핑족들은 "이것이 진짜 라이프"라며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임. 대도시에서 100만 위안(2억 원)을 모은 30대 중반의 한 사람은 이 돈을 투자해 연 800만 원의 수익을 얻으며 5년째 넉넉하게 살고 있음. 월세와 생활비를 제외하면 월 50만 원을 쓸 수 있는데, 이는 하루 5,000원도 쓰기 힘들 정도로 물가가 저렴한 후이저우에서는 충분한 금액임.
특히 인상적인 것은 탕핑족 커플들의 모습임. 월세 20만 원짜리 바다뷰 아파트에 사는 한 부부는 둘 다 일하지 않지만, 아내는 1인 미디어 방송을, 남편은 온라인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하며 월 30-40만 원을 벌고 있음. 많이 벌 때는 기분 좋고, 못 벌어도 스트레스가 없다며 바다뷰를 보며 행복해함. 돈이 없어도 사랑이 유지되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사랑으로 가득함.
이 도시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음. 모두 탕핑하러 온 사람들이기에 서로 사기치거나 영업하지 않으며, 말이 통하고 친구가 되기 쉬움. 사회적 루저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박사 학위를 딴 인재들, 대기업에서 수천만 원을 모은 후 대도시 스트레스에 회의를 느껴 온 사람들도 많음. 처음에는 몇 달만 쉬려다가 5년을 머물며 온라인으로 돈을 벌고, 스트레스 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음.
대도시에서 고혈압과 성인병을 달고 살던 사람들이 후이저우에 와서 건강해지고, 사계절이 여름인 바닷가 기후에서 동남아 같은 분위기를 즐김. 이들은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알지만, 건강을 지키고 돈을 아끼며 온라인 자산을 구축해 나감. 주식, 펀드, 온라인 스토어, 유튜브 채널,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만들면서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유지함.
후이저우는 집을 너무 많이 지어 집값이 90% 폭락했지만, 역설적으로 탕핑족들이 모여들면서 생기가 넘치는 도시가 되었음. 망한 도시에서 삶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긍정적인 삶을 살게 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임.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식당, 카페, 서핑샵 등을 만들면서 작지만 충분한 경제가 돌아가고 있음.
이런 모습을 보며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게 됨. 서울 평균 집값 15억 원, 마포구 30평대 아파트 월세 300만 원이라는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 10년 가까이 노력하는 삶이 과연 행복한가 하는 의문이 듦. 한국에는 아직 탕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해변 도시가 없음. 거제도, 강릉, 속초의 아파트들은 여전히 비싸고, 아직 경제 상황이 좋아 후이저우처럼 망해버린 휴양지는 존재하지 않음.
후이저우의 탕핑족들이 길거리 과일 시장에서 저렴한 과일을 먹고, 밤에는 밤낚시를 즐기는 여유로운 모습은 많은 사람들이 가끔 꿈꾸는 삶임. 물론 식자재의 품질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의 행복해 보이는 표정은 진짜였음. 중국의 망한 도시가 이런 식으로도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현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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