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장 경제관 (11~20)
제 4장. 경제관 11. 시장 실패 — 유통, 부동산, 금융의 사례 "시장은 자율적으로만 움직이는 듯하지만, 그 자유는 언제나 균형의 설계와 질서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 시장은 실패하지 않는가? 자유시장 경제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도, 시장은 항상 옳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시장은 효율적인 정보 처리 구조이지만, 그 전제는 모든 참여자가 충분한 정보, 선택의 자유, 비용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만 성립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언제나 정보 비대칭, 진입장벽, 집중과 독점, 규모에 따른 왜곡, 심리적 군집행동 등의 문제로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 시장은 효율이 아니라 왜곡된 신호를 증폭시키는 체계가 되며, 결국 그 체계는 외부의 질서 설계 없이는 붕괴 혹은 독과점으로 수렴하게 된다. 물론 일부 경제학파에서는 독과점이 자연스러운 경쟁의 산물이라고 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독과점이 권력화되어 시장 전체의 자유와 질서를 침식하는 경우가 훨씬 빈번하다. 유통 시장 실패: 공급자가 많아도 왜 가격은 낮아지지 않는가 유통은 이론적으로 경쟁이 가장 활발해야 할 시장이다. 수많은 사업자가, 동일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빠르게 공급하는 구조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 대형 유통망의 시장 장악 - 제조업체와의 수직계열화 구조 - 공급보다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가격 왜곡 - 폐쇄적 입점 시스템, 리베이트 구조,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이러한 유통구조에서는 ‘최종가격’이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전달되지 않으며, 시장 내부의 경쟁은 공정한 가격 설정이 아니라, 마케팅·입점권·브랜드 포지션을 둘러싼 패권 투쟁으로 전락한다. 자유 시장이라면 가격이 내려가야 하지만, 실제 유통 시장은 공급과 수요라기보다, 권력과 담합이 가격을 지배하는 구조가 된다. 부동산 시장 실패: 소유와 투기의 회색지대 부동산은 본래 거주와 생산을 위한 공간 자산이다. 그러나 시장이 활성화되더라도, 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