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동맹의 붕괴를 막아낸 아베 전 총리의 인내의 4년

중국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가 다카이치를 지지하지 않는 진짜 이유…

“신조에게 협상에서 너무 많이 양보했던 걸까”

미일 동맹의 붕괴를 막아낸 아베 전 총리의 인내의 4년


2025년 12월 20일(토) 오전 9시 10분 


일중 관계가 냉각되는 가운데, 동맹으로서 함께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의 태도가 지금은 그다지 분명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도대체 어느 쪽의 편인지 알기 어렵다. 미일이 동맹을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일본은 트럼프에게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것일까. 전 『월간 Hanada』 편집자 가지와라 마이코 씨가 ‘아베–트럼프 시대’를 분석한다――. *〈〉는 각 참고문헌에서의 인용임.


*본고는 카지와라 마이코 저 『아베 신조 ― 도널드 트럼프 교유록』(세이카이샤 신서)의 일부를 발췌·편집한 것이다.


경제·무역을 안보와 연동시키는 트럼프식 방식


미일 동맹과 관련해, 안보를 경제와 연동시키고 “미군이 일본을 도와주고 있으니 그만큼 경제적 보상을 내놓으라”는 것이 트럼프의 방식이다.


『미일 정상회담』(주오코론 신서)의 저자이자 데이쿄대학 부교수인 야마구치 와타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경제와 군사의 문제를 이 정도로까지 분명하게 연결시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방식입니다. 레이건이나 조지 H. W. 부시 시절에는 미일 간에 격렬한 무역 마찰이 있었지만, 이를 양호한 안보 관계로 파급시키지 않기 위해 오히려 경제와 군사·안보를 분리해서 생각하자는 것이 미국 측의 의향이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경제와 안보를 연동시키고 있습니다〉

(야마구치 와타루, 「이시바 총리의 왼손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트럼프와의 ‘미소 띤 악수’ 뒤에 있었던 알려지지 않은 ‘30시간’의 준비」, 『프레지던트 온라인』 2025년 10월 16일 공개 기사)


한편, 미일 동맹의 ‘편무성’과 ‘대등성’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방위 협력으로 말하자면 “미국이 군대를 내는 만큼 일본도 자위대를 내야 한다”는 주장은 상호 역할을 ‘대칭’으로 만드는 것이지만, 이것이 설령 실현된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대등한’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NATO는 회원국에 집단방위 의무가 있어 미국이 공격을 받으면 NATO 회원국들이 반격에 가담하게 되는,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대칭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각국이 “서로 대등한 관계다”라고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 쪽도 그렇지만 미국 쪽 역시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NATO 국가들은 방위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 역으로 말하면, 대등한 관계가 되기 위해 반드시 수행하는 역할을 동일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애초에 전후 압도적인 힘을 지녔던 미국과 완전히 대칭적인 동맹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불만을 품으면서도 미국의 힘에 의존하고 있고, 미국의 요구에 대해서는 ‘대등하지 않다’며 반발하면서도, 막상 미국이 물러난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같은 글)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수까지


가와이 가쓰유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서는 무역과 방위가 하나의 문제로 묶여 있습니다. “미국의 쌀도 자동차도 사지 않는 나라를 왜 미국이 군사력을 제공해 지켜줘야 하느냐”는 논리입니다.


아무리 일본 정부가 “두 가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라고 주장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바뀌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일본 측은 이를 전제로 한 대응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애초에 미군 주둔 문제를 놓고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취임 이전부터 수차례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미일 안보는 불공평하다”고 말해온 인물입니다. 미국이 부담하는 비용, 특히 재정적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불만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미국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앞으로 미군 주둔 경비에 대한 일본 측 부담, 즉 이른바 ‘호스트 네이션 서포트’의 내용에 관한 협상이 시작될 것입니다. 현재는 일본이 80% 이상을 부담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권이 “200%를 부담하라”고 요구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이는 “미군이 계속 주둔하길 원한다면, 필요한 경비의 전액 부담(=100%)뿐만 아니라 보수(=추가로 100%)까지 지불하라”는 사고방식입니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선량하지만 힘이 없는 농민들이 산적이나 도둑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달라며 용병을 고용할 때는,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보수도 건네게 마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도 이와 같습니다. “무슨 이유로 미군이 비용을 들여 일본에 주둔해야 하느냐.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있어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에 따르면, 미군은 일본을 포함한 극동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이 핵 전력을 증강하고,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갖추기 시작한 지금, 일본 열도에 미군을 배치해 두는 것이 과연 어느 정도나 미국 본토 방어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권과 그 지지자들은 “세계는 변했다”고 말합니다. 일본 역시 사고를 전환해, ‘변한’ 세계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와이 가쓰유키, 「이시바 씨가 사임을 표명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미국에 34차례 가 271명을 만난 내가 놀란 ‘트럼프에 대한 치명적 실언’」, 『프레지던트 온라인』 2025년 10월 2일 공개 기사)


아베–트럼프, 마지막 정상회담


경제와 안보를 하나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제안보’라는 관점은 미일 협력이 진전되고 있는 분야다. 그러나 한편으로 트럼프 정권하에서는 무역과 방위, 경제와 안보 역시 가차 없이 거래(딜)의 대상이 된다. 변화해 가는 미국에 일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트럼프와 아베는 이후 2019년 6월 28일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8월 25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의 G7 정상회의, 그리고 9월 25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했을 때의 정상회담에서 미일 무역협정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일본으로 수입되는 쇠고기, 돼지고기, 와인 등의 관세는 인하된 반면, 일본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문제는 계속 협의하는 쪽으로 넘겼다.


2025년 ‘상호관세’를 내걸어 세계를 뒤흔든 트럼프였지만, ‘가장 사이가 좋은 외국 정상’으로 불렸던 아베라 하더라도 트럼프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실리를 잃지 않도록 협상하는 일은 그만큼 어려웠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어 업계와 일본 경제가 위축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면, 국빈 대우까지 감수하면서라도 어떻게든 이를 저지하려 했던 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2019년 9월 25일이, 아베와 트럼프의 마지막 정상회담이 되었다.


“곧바로 전화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 “견해의 일치를 추구하는 양측의 태도”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히 일치했습니다”


개그 콤비 ‘샌드위치맨’에서 츳코미 역할을 맡고 있는 다테 미키오의 단골 개그 중에는 아베의 성대모사가 있었다. 그 성대모사에서 늘 입에 올리던 문구가 바로 이런 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회담을 했고, 견해가 완전히 일치했습니다.”


결정적인 한마디에 앞서, 그때그때의 가벼운 화제가 끼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2020년 10월 6일 미야기현 쌀 판촉 이벤트에 출연한 다테는, 미야기 쌀과 낫토의 궁합이 좋다는 이야기를 받아 이렇게 말했다.

“역시 일본의 발효식품인 낫토를 드셔야 합니다. 낫토균은 매우 강합니다. 그 점을 방금 전에 트럼프 대통령께 전화로 말씀드렸습니다.”

이 역시 아베의 성대모사였다.


아베의 목소리 톤을 흉내 낸 점도 그렇지만, “그런 일로 전화를 하냐!” “게다가 거기서 견해가 일치하냐!”라는 반응이 터져 나오며 웃음이 일어난다.


이것이 웃음거리로 통할 정도로, 아베와 트럼프의 ‘곧바로 전화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 그리고 ‘견해의 일치를 중시하는 양측의 태도’는 국민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대미 자립 노선을 지향하는 필자인 나로서는, 성대모사의 완성도에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실은 속으로는 웃음과 울음이 뒤섞인 듯한 심정이기도 했다.


아베 씨의 대응으로 미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막아냈다


“하지만 사실 외교에서는 그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데이쿄대학 부교수 야마구치 와타루는 말한다.


〈센카쿠 열도에 대한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문제 등과 관련해, 미일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으니 굳이 여러 번 말할 필요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확실히 일상생활에서는 그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외교에서는 견해의 일치를 여러 차례 확인하고, 이를 공표하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2025년 9월 8일, 필자 인터뷰)


2016년 11월에 시작된 아베와 트럼프의 관계는 임기가 있는 이상 언젠가는 끝나게 마련이었지만, 그날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내는 것입니다. 저는 정권 출범 이후 줄곧 그렇게 말해 왔고, 지난 7년 8개월 동안 결과를 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 왔습니다. 지병과 치료를 안고 체력이 만전하지 않은 고통 속에서 중요한 정치적 판단을 그르치거나, 결과를 내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 여러분의 부탁에 자신 있게 응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게 된 이상, 총리대신의 직에 계속 머무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총리대신직을 사임하고자 합니다〉

(「아베 내각총리대신 기자회견」, 총리관저 홈페이지, 2020년 8월 28일)


2020년 1월 말경부터 전례 없는 세계적 유행이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쫓기는 가운데,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증상이 악화되면서 아베는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아베 사임’이 크게 보도된 다음 날인 8월 29일자 아사히신문 1면에는 〈트럼프, 지명 수락 연설〉이라는 제목도 실렸다. 국제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같은 해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지명을 수락했으며, 수락 연설에서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비판에 시종일관했다는 것이다.


‘밀월’이라 불리던 두 사람은, 한쪽은 퇴장하고 다른 한쪽은 재선을 바라보는 지점에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같은 해 8월 31일자 아사히신문은 〈‘밀월 관계’ 강대국의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아베 정권에 대한 미국(및 러시아)의 평가를 논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사임을 표명한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향해 공화당 전국대회에서 연설한 지 몇 시간 뒤였다. 다음 날 트럼프는 기자단에 아베 총리를 “훌륭한 친구”라고 표현하며 “최대의 경의를 표한다”고 사임을 아쉬워했다〉


〈트럼프가 아베 총리를 언급할 때는 “마이 프렌드”라는 말을 덧붙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더해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로 〈“아베 총리가 견뎌내야 했던 4년이었다”〉는 코멘트를 실었고, 미국 측 인사로는 제임스 쇼프 전 미 국방부 동아시아 정책 수석고문의 발언도 인용했다.


〈“트럼프에 대한 대응은 어렵고 번거로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아베의 대응 덕분에 미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어렵고 번거로운 상대”와의 “인내의 4년”의 끝


어렵고 번거로운 상대와 함께한 인내의 나날은 여기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사임 표명 이후인 2020년 8월 31일의 전화 회담에서, 트럼프는 아베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아베 씨에게는 무역 협상에서 너무 많이 양보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미일 간에는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베 신조 회고록』)


한편 트럼프는 국내의 코로나 대응에 쫓기며 맞이한 2020년 11월 3일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에게 패배했다. 그리고 2021년 1월 20일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러나 선거 이후 ‘부정선거 음모론’이 미국 국내는 물론, 인터넷을 통해 국제적으로까지 퍼져 나갔고, 트럼프 자신도 이를 부추기게 되었다. 그가 이를 진심으로 믿었는지, 아니면 ‘부정이다’라고 계속 주장함으로써 패배를 부인하려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2021년 1월 6일에는 미국 의회 습격 사건이 발생했고, 사실상 폭동을 선동한 트럼프는 ‘떠나는 새가 자취를 더럽히는’ 모양새로 백악관을 떠났다.


카지와라 마이코


원문 링크: https://news.yahoo.co.jp/articles/50416b0e610e26e00c37640d038fa35bb56db2b9?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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