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버전 CCRU는 나올 수 있을 것인가
https://youtu.be/fiaWsgtJrNI?si=OCh8onQ2zjajDygc
https://www.youtube.com/watch?v=k_F07ZzwV1o
우파 쪽에는 CCRU처럼 사이키델릭하고 똘끼 넘치는 집단은 없는 걸까?
이 질문 자체가 존나 재밌는 게, CCRU 걔넨 그냥 괴이+사이키델릭+철학실험+문화코드가 난잡하게 뒤섞인 또라이들 모임이었지.
근데 요즘 보면 이런 타입 은근 많음.
- 정치에 질린 힙스터
- 진보라고 다 좋진 않다는 사람
- 그렇다고 전통보수 감성엔 질색팔색
- 인터넷 밈·포스트모던 감성 좋아함
- 철학+밈+사이버펑크 섞는 거 좋아함
이런 부류한테 "우파판 CCRU" 같은 게 딱 꽂히면 솔직히 컬트 인기 확정임
CCRU가 원래 뭘로 굴러갔냐면,
- 들뢰즈/과타리 철학
- 오컬트와 사이버네틱스
- 사이버펑크 상상력
- 레이브(rave) 문화
- 인터넷 태동기 감성
- 철학+노이즈+필름+텍스트 합성
거의 문화연금술사 모임 같은 데였음.
이걸 우파가 그대로 따라 한다? 못함.
왜냐면 전통 우파는 기본적으로 질서·정체성·전통·규범 이런 걸 좋아하는데, CCRU는 혼돈·사이키델릭·탈정체성·비선형 시간 운운하는 애들이니까 구조적으로 충돌남.
그래서 우파 쪽에 "똘끼넘치는 실험적인 정치철학집단"이 잘 안 생겼던 거임.
하지만 완전히 없는 건 아님.
- 신반동주의(Neo-Reactionary)
일단 아무래도 신반동주의(Neo-Reactionary)가 있을 듯. 핵심 사상은 역시 반민주주의. '민주주의 = 대중선동과 포퓰리즘의 온상'이고 단기적 인기에 휘둘려서 장기적 국가경영 불가능한데다 민주정 정치인들은 표 얻으려고 포퓰리즘 정책만 남발해대다가 결국 국가부채 증가, 비효율적 관료제 확대로 이어진다는게 NRx 글쟁이들의 주장. NRx만의 특징이라면 현대 서구사회를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구조를 "대성당"이라고 부름. '대학 + 언론 + NGO + 관료제= 하나의 거대한 좌빨 이데올로기 생산 시스템'. 표면적으론 다양성 존중한다면서 실제론 진보좌파 이념만 허용하는 것들이 사실상의 지배 엘리트층이라는 거임. 민주주의라고 하지만 실제론 이 "대성당"이 여론과 정책을 좌우함. 딥스테이트 얘기가 떠오를텐데 그냥 그렇게 봐도 된다. 그래서 민주정 대신 주장하는게 뭐냐? 그냥 주식회사 CEO 같은 사람이 통치하는 권위적 자본주의 도시국가 모델을 주장하는 사람부터 아예 군주정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음. 국가를 기업처럼 운영해야 주주(국민) 이익 극대화도 되고, 장기적 관점에서 효율적 의사결정 가능도 되고, 책임소재 명확해서(실패하면 CEO 교체) 이런 체제를 주장함. 신반동주의라는 명칭에 걸맞게 계몽주의 이후가 되려 인류의 퇴보를 낳았다고 보는 건 덤. 그리고 신반동주의 글쟁이들 중에 HBD (Human Biodiversity, 인간생물다양성) 주장하는 애들도 있음. 이게 뭔고하면 인류 집단 간 생물학적 차이를 허심탄회하게 인정하자는 소리임. 문화상대주의와 평등주의 좆까 외치고 인종별 IQ 차이와 문화적 적합성을 강조하는 게 얘네들 특징. (신반동주의 글 링크들)
- 우익 가속주의, Right-wing accelerationism(R/acc)
간단히 말하면 자본주의와 기술발전을 미친듯이 가속화시켜서 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자는 사상임. 우익 가속주의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가속주의 자체가 뭔지부터 알아야 함. 1968년 프랑스 좌파에서 시작함. 들뢰즈, 가타리 같은 포스트-마르크스주의 철학자들이 먼저 제시한 개념인데 "자본주의를 역행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극단까지 밀어붙여서 스스로 붕괴하게 만들자"라는 게 얘네들 주장이었음. 근데 이게 별 효과는 없었고 자본주의만 승리함 ㅋㅋ 이후 ccru의 닉 랜드가 가속주의를 본격적으로 이론화함. 이 당시 랜드의 핵심 아이디어는 자본주의는 인간이 통제하는 경제시스템이 아니라 외계 생명체처럼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기술-상업 복합체이고, 이건 미래에서 과거로 침투해서 자기 자신을 탄생시키는 시간 역설 구조라는 거 (터미네이터처럼). 거기다가 자본주의가 "Hyperstition(하이퍼스티션)"이라는 허구가 현실이 되는 과정을 자아내며 자본주의는 인간의 정치적 의지와 무관하게 특이점(Singularity)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도 주장. 2010년대 들어서 가속주의는 좌우파로 분화됨. L/acc (Left Accelerationism, 좌파 가속주의)에 대해 설명하자면...Nick Srnicek, Alex Williams가 2013년 #Accelerate 선언문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분화됨. 얘네는 "기술을 자본주의한테서 빼앗아서 사회주의 건설에 써먹자"라 주장함. 노동시간 단축, 부의 재분배, 포스트-자본주의 사회로 이행하자고도 하고, 기술 그 자체는 중립적이고 인간이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가 얘네들 특징.
그에 반해 우익 가속주의는 자본주의의 가속화 자체가 목표임. 민주주의는 가속을 방해하는 장애물에 불과하다고 보고, 기술과 자본주의는 분리 불가능하다고 생각함. 어떤 정치적 통제/개입도 가속을 방해한다고 봄. 그리고 인간은 기술진화의 임시 단계일 뿐이란 반인본주의적 면모가 있어서 종국에는 AI나 사이보그가 인간을 대체하는 "탈-인간(post-human)" 세계를 주장함.
핵심 차이는 좌파 가속주의: "기술을 자본주의에서 분리해서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사회주의로 가자", 우파 가속주의: "기술과 자본주의는 분리 불가능하고, 통제 시도 자체가 가속을 방해한다. 자율적으로 놔둬야 한다"
- 네오 나치식 가속주의
닉 랜드 식 R/acc가 온건한(?) 이론이라면, 극우 테러리스트들이 이걸 극단적으로 해석한 버전도 있음.
아톰바펜 사단이나 9각의 교단 같은 애들이 대표적인데, 새로운 인종적 질서를 바로세우기 위해 폭력 행위를 통해 사회 붕괴를 가속화해야한다고 주장함. 닉 랜드 왈, 자기는 네오나치식 가속주의의 폭력성에는 반대하지만, 자기 이론이 이렇게 악용되는 건 막을 수 없는 노릇이래나 뭐래나.
- BAP 부류 Manosphere 우익들
반동, 정신단련, 현상태의 정치상황에 대한 견해를 담은 선언문인 인터넷 저서 'Bronze Age Mindset'으로 히트를 친 Bronze Age Pervert와 같은 스타일의 우익들도 있음. 신체와 정신단련을 통해 전사가 되어야된다하며 노르적 이교주의를 주장하고. 에른스트 윙어와 미시마 유키오를 동경하며 나약함은 더이상 미를 추구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하였다며 탐미주의를 예찬하는 게 Bronze Age Pervert(BAP)의 미학. 비슷한 애들로 육식 식단과 익히지 않은 음식 식단, 그리고 보디빌딩을 옹호하는 Raw Egg Nationalist, 남성우월주의를 빠꾸없이 외쳐대고 'The Way of Men'이란 저서로도 유명한 잭 도노반(Jack Donovan) 등등. 미시마 유키오가 BAP류 인물의 원조격이라고 봐도 될 듯.
- Nouvelle Droite
프랑스의 Nouvelle Droite (누벨 드루아트)란 흥미로운 애들도 있었음. Nouvelle Droite, 직역하면 "새로운 우파"임. 근데 이게 68혁명 이후 프랑스에서 나온 극우파의 문화전략 운동이라고 보면 됨. 핵심은 간단함. "거리에서 싸우지 말고, 문화와 담론으로 싸워라" 폭력적 행동주의 버리고, 지식인 코스프레하면서 문화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시도였음. 좌파의 안토니오 그람시 전략을 우파가 베낀 거라 보면 됨. 1960년대 프랑스 극우는 존나 박살난 상태였음. 이 시점에서 극우 지식인들이 "야 우리 방법론 자체가 틀렸다"라고 깨달음. 1968년 1월, 니스에서 GRECE(유럽문명 연구 및 연구 그룹)라는 싱크탱크가 창립됨. 핵심 멤버는 Alain de Benoist (알랭 드 브누아, 리더이자 사상적 중심), Dominique Venner, Giorgio Locchi, Pierre Vial 등등. 얘네는 대학, 미디어, 출판계에 침투하고 지식인 담론 주도했음. "극우"라는 낙인 벗고 "지적" 이미지 구축하려하기도 하고. Nouvelle Droite의 가장 똘끼 넘치는 아이디어가 Ethnopluralism (에스노플루랄리즘)이라는 거임. 간단히 말하면, "이민자들을 차별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보존해주는 거임", "미국식 자유주의가 유럽 정체성 파괴하고 있음", "각 민족은 자기 땅에서 자기 문화 지켜야 함" 이런 소리임 ㅋㅋ Nouvelle Droite의 가장 특징적인 면이라면 쳐졸리는 네오콘/팔레오콘들과 달리 신이교도주의를 빨고 범유럽주의와 민족분리주의를 주장하는 거. 후기로 가면 제3세계주의를 외치기도하는데, 21세기 들어서는 Identitarian(정체성주의) 운동과 national-anarchism(민족 아나키즘) 같은 극우 그룹들에게 영향 미침.
- Save Europe/Hyperborean/NazTok 부류 틱톡커 및 유튜버들
2020년쯤 4chan /pol/ 판이랑 디코 게임방에서 시작된 극우 + 음모론 + 인터넷 밈 짬뽕한 틱톡 및 유튜브 커뮤니티임. 영상 스타일이 미친듯이 빠르고 정신없음. VHS 필터 + 글리치 효과 + 픽셀화로 뭔가 "진실을 밝혀내는 느낌" 연출이 특징. 주로 그리스 로마 조각상, 중세 십자군, 바이킹 전사와 슈바르체존네 같은 문양들과 워잭(Wojak) 밈, 트롤지(Trollge) 짤과 일본 애니메이션 짤과 각종 초고대문명설(hyperborea, agartha 등) 이미지, phonk 음악이나 나이트코어 리믹스 곡 혹은 slowed+reverb 리믹스된 bgm이 특징. 잼민이들 상대로 키치한 감성으로 반이민+반좌파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은근 똘끼넘치는 애들.
좌파 쪽엔 똘끼 넘치는 실험적인 미학이 오래 있었고, 우파 쪽엔 상대적으로 없었음.
그러니까 우파판 CCRU 같은 실험적 집단이 제대로 나오면 컬트적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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