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익 종교인을 향한 불친절한 공개서한 10편
좌우익 종교인을 향한 불친절한 공개서한 10편
찰스 다윈을 두려워하는 자들 — 좌파와 우파의 공모
1. 진화론의 이상한 지위
19세기의 대표적인 세 명의 학자 — 칼 마르크스(Karl Marx),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찰스 다윈(Charles Darwin) — 의 운명은 극적으로 엇갈렸다. 마르크스주의는 1억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남긴 후 대학 문학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계와 현실 정치에서 쇠락했다. 프로이트주의는 프로작(Prozac) 같은 현대 정신의학에 밀려났다. 그러나 다윈주의만은 생물학은 물론 사회과학, 심리학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며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티브 세일러(Steve Sailer)는 1999년 칼럼 「기적이 여기서 일어나다: “우파 세력 속 다윈의 적들(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에서 이 역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20세기 말, 19세기 세 위대한 수염 난 현자 — 칼 마르크스, 지그문트 프로이트, 찰스 다윈 — 의 명성은 극적으로 갈리고 있다. 1억 구의 시체를 남긴 후, 마르크스주의는 대학 문학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곳에서 쇠락했다. 프로이트주의도 프로작에 밀려 쇠퇴 중이다. 그러나 다윈주의는 그 어느 때보다 광범위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생물학계의 원로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는 ‘생물학의 어떤 것도 다윈 진화 없이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At the end of the 20th Century, the reputations of the three bushy-bearded 19th Century sages — Karl Marx, Sigmund Freud, and Charles Darwin — are diverging radically. One hundred million corpses later, Marxism is on its last legs everywhere except in university Literature departments. Freudianism is also foundering, with Prozac proving a more effective cure... Darwinism, however, cuts a wider swath than ever. Ernst Mayr, the dean of biologists, states, ‘Nothing in biology makes sense without Darwinian evolution.’)”
- Steve Sailer, “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 National Post / Unz Review, November 20, 1999. [링크: https://www.unz.com/isteve/a-miracle-happens-here-darwins-enemies-on-the-right/]
세일러는 이어서 다윈의 유산이 진정한 적들보다 “자칭 친구들”로부터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다윈은 여전히 엄청나게 비인기 인물이다. 창조론자들은 물론 그를 맹렬히 반대한다. 그러나 Skeptic 매거진의 프랭크 미엘레(Frank Miele)가 지적하듯, 그의 유산은 정직한 적들보다 자칭 ‘친구들’로부터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 (Yet, Darwin remains vastly unpopular. Creationists of course rabidly oppose him. Yet, as Frank Miele of Skeptic magazine notes, his legacy is in more danger ‘from its self-declared “friends” than from its honest enemies.’)”
- Steve Sailer, “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 National Post / Unz Review, November 20, 1999.
다윈의 아이디어는 좌우 양쪽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격받고 있다. 우파(특히 종교적 우파)는 진화 자체를 신학적 이유로 거부한다. 반면 좌파는 진화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이론이 인간에게 적용되는 방식, 특히 유전적 차이와 불평등의 함의를 강하게 억압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종교적 우파가 동물이 무엇으로부터 진화했는지에 대한 다윈의 이론을 헛되이 공격하는 동안, 좌파와 중도는 인간이 무엇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다윈의 이론을 억압한다. (Ironically, while the religious right engages in futile attacks on Darwin’s theory of what animals evolved from, the left and center clamps down upon Darwin’s theory of what humans evolved to.)”
- Steve Sailer, “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 National Post / Unz Review, November 20, 1999.
2. 우파의 창조론: 진지하게 대하되, 과도하게 두려워하지 말 것
스티브 세일러는 창조론자들을 조롱하는 것이 쉽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노아의 홍수가 40일 만에 그랜드 캐니언을 만들었다는 식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지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는 보다 본질적이고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왜 미국인은 캐나다인이나 유럽인보다 진화론을 훨씬 더 강하게 거부하는가?
「기적이 여기서 일어나다: “우파 세력 속 다윈의 적들(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에서 제시한 답은 다음과 같다.
“왜 미국인은 캐나다인이나 유럽인보다 여론조사에서 진화론을 종교적 이유로 거부한다고 더 많이 답하는가? 유럽에서 조직된 기독교가 빠르게 쇠퇴하는 것은 국가가 운영하는 교회들이 다른 정부 독점 기관들처럼 무능하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수정헌법 제1조의 교회-국가 분리가 인도 다음으로 가장 경쟁적이고 기업가적인 종교 시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Why are Americans more likely than Canadians or Europeans to tell pollsters they reject evolution on religious grounds? Organized Christianity is ebbing away rapidly in Europe because the state-run churches are just as feckless and inept as other government monopolies. In the U.S., though, the First Amendment’s 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 means that America enjoys the most competitive, entrepreneurial religious marketplace this side of India.)”
- Steve Sailer, “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 National Post / Unz Review, November 20, 1999.
이것은 단순히 교육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1999년 Gallup 여론조사에서 대학원 이상 교육을 받은 미국인 중에서도 30%가 창세기의 문자적 해석(하나님이 인간을 약 1만 년 전에 현재 형태로 창조했다)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세일러는 중요한 지적을 덧붙인다. 여론조사 응답과 창조론자들의 실제 행동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여론조사에서 창조론을 지지한다고 답한 47%의 사람들이 실제로 그 믿음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공룡 장난감을 비난하고 <주라기 공원>을 ‘진화론 선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중은 여전히 공룡 장난감을 사고 주라기 공원을 즐긴다. 또한 페니실린 내성 세균에 대항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사실을 거부하는 사람도 없다. (Fortunately, it’s by no means clear just how seriously that 47% of the public take their supposed Creationist beliefs when they aren’t answering opinion polls. While Henry Morris... denounces children’s dinosaur toys and the movie ‘Jurassic Park’ as ‘propaganda for evolution,’ ... Nor have I heard of anybody refusing to take the new antibiotics that drug companies have had to invent to combat the ever-evolving strains of penicillin-resistant bacteria.)”
- Steve Sailer, “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 National Post / Unz Review, November 20, 1999.
다윈이 대중의 지지를 잃는 주된 이유는 그의 일부 지지자들이 다윈을 전능자와의 일대일 대결(mano-a-mano Thunderdome death match) 구도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직 다윈만”을 믿으라고 강요받지 않는 한 다윈주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지점에서 세일러의 실용주의가 두드러진다. 리처드 도킨스의 전투적 무신론은 전략적으로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과학과 종교 사이에는 많은 중간 지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1960년대 내 가톨릭 초등학교 수녀님들은 인간이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했다고 가르치면서도, 아담과 이브는 신이 영혼을 부여하기에 충분히 진화한 최초의 존재들이라고 설명했다. 가톨릭 교회는 갈릴레오 사건 이후 과학적 논쟁에서 교회의 위신을 한쪽에 걸지 않는 법을 배웠다. 과학은 반증 가능한 이론으로, 종교는 반증 불가능한 믿음으로 작동할 때 둘은 잘 공존할 수 있다. (For example, the nuns at my Catholic elementary school in the Sixties taught that humans were descended from apes, but that Adam and Eve were the first who had evolved enough for God to give them souls. The Catholic Church has learned from its self-inflicted Galileo disaster not to bet its prestige on one side of a scientific controversy. Science works best with theories that are falsifiable, religion with beliefs that aren’t.)”
- Steve Sailer, “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 National Post / Unz Review, November 20, 1999.
더 나아가 세일러는 과학자들에게 인식론적 겸손을 주문한다. 도킨스는 토머스 헉슬리(Thomas H. Huxley, “다윈의 불독”)가 강조했던 점 — 진정한 회의주의는 무신론이 아니라 불가지론(agnosticism)을 함의한다는 것 — 을 잊은 듯하다.
저명한 진화생물학자들 사이에 만연한 거만한 무신론은 1899년 물리학자들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20세기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라는 “불편한 놀라움”을 안겨준 것처럼, 생물학자들도 미래에 비슷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다.
에드워드 O. 윌슨(Edward O. Wilson)의 《통섭(Consilience)》에서 제시된 환원주의 프로그램 — '사회학 → 사회생물학 → 생물학 → 화학 → 물리학' — 은 웅장한 야망이다. 그러나 세일러는 이 프로그램이 결정적인 마지막 단계를 빠뜨렸다고 지적한다.
“윌슨은 최종 환원주의 단계를 빠뜨렸다. 즉 물리학을 우주론으로 환원하는 것이다. 궁극적인 과학적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왜 우주는 존재하는가? (2) 왜 자연 법칙들은 자연 선택을 통해 지적 생명이 진화할 수 있게 허용하는가? …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 우주론은 오직 신학의 원시적 사변으로만 환원될 수 있다. (Now, Wilson left out the ultimate reductionist step: boiling physics down to cosmology. The ultimate scientific questions are: (1) Why does the universe exist? And (2) Why are the laws of nature such that they allow intelligent life to evolve via natural selection? ... So far as we now know, cosmology can only be reduced to the raw speculations of theology.)”
- Steve Sailer, “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 National Post / Unz Review, November 20, 1999.
3. 좌파의 다윈주의에 대한 검열
우파의 창조론보다 더 교묘하고 더 해로운 다윈주의의 적이 있다.
스티브 세일러(Steve Sailer)는 1999년 칼럼 「다가오는 유전자 전쟁: 좌파 세력 속 다윈의 적들(The Coming War over Genes: Darwin’s Enemies on the Left)」에서 이 좌파 진영의 왜곡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이 좌파적 다윈주의 왜곡의 상징적인 인물은 하버드 대학의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다. 굴드와 그의 추종자들은 다윈을 정치적 올바름의 과학적 후원자로 재해석하려 했다. 그들은 다윈이 실제로 “사실적 평등(factual equality)”을 지지했다고 대중에게 인상 지었는데, 정작 그들 스스로 다윈의 글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찰스 다윈은 교양 있는 대중에게 세속의 성인과 같은 존재다. 그들은 다윈주의의 세부 사항을 잘 모를지라도, 우파 근본주의자들이 다윈을 반대한다면 자신들은 다윈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작 그들 스스로 다윈을 직접 읽어본 적은 거의 없지만, 하버드의 스티븐 제이 굴드(《인간 불평등의 오해》 저자)가 다윈이 바로 그런 의미였다고 보증해주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다윈이 굴드만큼 계몽되었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는 식이다. (Charles Darwin is a secular saint to much of the well-bred, well-read public. While they may not know the details of Darwinism, they do know that if rightwing fundamentalists are against Darwin, then they’re for him. ... Not that they’ve personally read Darwin, but Harvard’s Stephen Jay Gould (author of ‘The Mismeasure of Man’) has assured them that that’s what Darwin meant. Or, to be precise, that’s what Darwin would have meant if only he’d been as enlightened as Stephen Jay Gould.)”
- Steve Sailer, “The Coming War over Genes: Darwin’s Enemies on the Left,” National Post / Unz Review, December 1, 1999. [링크: https://www.unz.com/isteve/the-coming-war-over-genes-darwins-enemies-on-the-left/]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인 왜곡이다. 다윈주의의 핵심은 유전적 불평등이며, 이는 부산물이 아니라 이론의 본질이다.
세일러는 다윈의 대표작 《종의 기원》 전체 제목을 상기시킨다.
“다윈의 획기적 저작 전체 제목을 보자: ‘자연 선택에 의한, 혹은 생존 투쟁에서 유리한 종족의 보존에 의한 종의 기원.’ ... ‘유리한 종족(Favoured Races)’이라는 표현은 다윈의 핵심 아이디어 그 자체다. 우리가 유전적으로 다르지 않다면 선택은 작동할 수 없다. 우리는 여전히 아메바로 남아 있을 것이다. (Consider the full title of Darwin’s epochal book: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 ... ‘Favoured Races’ is Darwin’s Big Idea. For if we didn’t differ genetically, selection could not act upon us. We would still be amoebas.)”
- Steve Sailer, “The Coming War over Genes: Darwin’s Enemies on the Left,” National Post / Unz Review, December 1, 1999.
다윈 본인도 《인간의 유래(The Descent of Man)》에서 명확히 밝혔다.
“변이성은 선택 작용의 필요한 기반이다. (Variability is the necessary basis for the action of selection.)” — 다윈(Darwin), 《인간의 유래》
좌파 지식인들이 가장 강하게 회피하고 싶은 함의는 바로 집단(인종) 간 유전적 차이가 실재한다는 것이다. “인종은 사회적 구성물에 불과하다”는 현대적 주장에 대해 세일러는 다윈의 관점을 빌려 반박한다.
“최근에는 인종의 정확한 수와 이름, 구성원에 대해 모두가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적 구성물일 뿐이다’라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다윈은 더 잘 알고 있었다. 인종은 확실히 경계가 모호하지만, 확장된 가족도 그보다 더 모호한데 아무도 가족의 실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사실 인종은 확장된 가족과 ‘같은 것’이 아니라, 그것 그 자체다. 인종이란 어느 정도 근친 교배를 하는 극도로 확장된 가족일 뿐이다. (There is much chatter lately that because we can never all agree on the exact number, names, and members of the various races, therefore ‘Race does not exist; it’s just a social construct.’ Darwin knew better. Although races are indeed fuzzy, extended families are even fuzzier, yet no one denies their reality. In fact, a race is not just like an extended family, it is an extended family. A race is simply an extremely extended family that inbreeds to some degree.)”
- Steve Sailer, “The Coming War over Genes: Darwin’s Enemies on the Left,” National Post / Unz Review, December 1, 1999.
가족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가족의 실재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인종도 마찬가지다. 모호한 경계선은 그 범주의 비실재성을 증명하지 못한다.
4. 다윈주의적 보수주의: 맥기니스의 견해
존 O. 맥기니스(John O. McGinnis)는 1997년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에 발표한 에세이 「보수주의의 기원(The Origin of Conservatism)」에서 다윈주의와 정치철학을 본격적으로 연결짓는다. 그의 핵심 테제는 명확하다.
“다윈주의적 정치학은 대체로 보수주의적 정치학이다. (A Darwinian politics is largely a conservative politics.)”
- John O. McGinnis, “The Origin of Conservatism,” National Review, December 22, 1997 [링크: https://web.archive.org/web/20001113071703/http://www.nationalreview.com/22dec97/mcginnis122297.html]
맥기니스는 진화생물학이 제시하는 인간 본성의 초상이 보수주의의 기본 전제와 깊이 공명한다고 주장한다. 진화론이 묘사하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만, 가족과 가까운 이들에 대한 이타심도 발휘할 수 있으며, 능력과 특성에서는 불평등하지만 기본적인 욕구와 열망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존재라는 점이다. 이는 좌파의 ‘인간은 완전히 가소적(perfectible)이다’는 신화나, 자유지상주의의 ‘완전하게 합리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이라는 이상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맥기니스가 강조하는 주요 다윈주의적 개념들은 다음과 같다.
① 자기 이익과 정치
자연 선택은 각 개체가 자신의 생존과 번식 이익을 타인의 그것보다 우선시하도록 강력하게 적응시켰다. 따라서 대규모 강제적 집단주의, 특히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의 진화적 본성과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맥기니스가 인용한 에드워드 O. 윌슨의 날카로운 비판이 이를 잘 요약한다.
“훌륭한 이론이다. 다만 종(種)이 틀렸을 뿐이다. (Wonderful theory. Wrong species.)”
- John O. McGinnis, “The Origin of Conservatism,” National Review, December 22, 1997
② 친족 선택(Kin Selection)
우리는 유전자를 상당 부분 공유하는 친족의 복지에 특별하고 깊은 관심을 가지도록 진화했다. 가족은 사회적 구성물이 아니라 생물학적·자연적 단위다. 따라서 가족 결속을 강화하는 정책은 추상적 국가 복지보다 더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형태의 사회 보험이 될 수 있다.
③ 성 차이(Sex Differences)
남성과 여성은 수백만 년 동안 서로 다른 번식 전략 때문에 뚜렷하게 차별화되었다. 여성은 임신·출산·수유라는 높은 생물학적 비용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자녀의 생존과 복지에 남성보다 훨씬 강하게 결속되어 있다. 이것은 문화적 편견이 아니라 자연 선택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것이 맥기니스의 입장이다.
④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도전
맥기니스는 특히 중요한 통찰을 하나 더 제시한다. 진화생물학은 좌파뿐 아니라 순수 자유지상주의에도 강력한 도전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자유지상주의가 전제하는 “통합되고 완전히 합리적인 자아”라는 관념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현실과 맞지 않는다.
인간의 마음은 여러 진화적 모듈로 구성된 취약하고 분열된(fallen and fragmented) 자아이며, 이 모듈들은 서로 완전히 연결되어 있지 않다. 특히 성(性)과 관련된 부분이 그렇다.
“성적 자아는 … 자원과 지위를 추구하는 더 분명히 합리적인 획득 자아와 완전히 연속적이지 않다. 이 자아들은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진화했으며 완전히 연결되어 있지 않다 — 따라서 성적 열정에서 자주 관찰되는 경솔함이 생겨난다. (The sexual self... is not fully connected [to the rational self] -- hence the frequently observed imprudence of sexual passion.)”
- John O. McGinnis, “The Origin of Conservatism,” National Review, December 22, 1997
이 관찰은 현대 자유주의적 프로젝트 — 성적 자율성과 욕망의 영역은 최대한 규제로부터 보호하면서, 경제·자원 배분 영역은 강하게 규제하는 것 — 에 대한 날카로운 암묵적 비판이 된다. 동시에 “모든 개인은 장기적 이익을 위해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자유지상주의의 핵심 가정도 진화론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5. 에릭 메소이의 인식론적 겸손
노르웨이 출신의 IT 전문가로, 2010년대 초반 신반동주의 운동 초기 멤버 중 한 사람이었던 에릭 메소이(Erik Mesoy)는 2014년 「프레드 리드와 다윈(Fred Reed and Darwin)」이라는 에세이에서 진화론에 대해 보다 절제되고 솔직한 철학적 성찰을 보여준다.
그는 진화론 자체는 지지하면서도, “진화론”이라는 단어가 미국 정치에서 한 팀(주로 좌파·세속주의자)이 다른 팀에 대한 우월성과 도덕적 우위를 주장하는 응원가(cheer)로 전락한 현상을 강하게 경멸한다. 이 점에서 그는 스티브 세일러와 같은 지점에 서 있다.
메소이의 가장 날카롭고 흥미로운 논점은 진화론과 도덕의 관계다. 그는 다음과 같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유전적으로 중증 장애인을 고문해 죽이는 취미를 갖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이에 대해 그는 매우 솔직하게 답한다.
“진화는 이것에 대해 많은 논거를 제공하지 못한다. (Evolution can't provide much of an argument against this.)”
- Erik Mesoy, “Fred Reed and Darwin,” More Right, August 8, 2014. [보관된 링크: https://archive.md/ppiVI]
이 말은 표면적으로 충격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메소이는 이것이야말로 정직한 분석이라고 강조한다. 진화론은 사실 기술(descriptive fact)이지, 도덕적 처방(normative prescription)이 아니다. “진화”라는 개념은 사후적인(ex post) 설명 — 어떤 형질이 과거에 번식 성공에 유리했는지를 기술하는 것 — 일 뿐이다. 그것을 마치 의도나 목적을 가진 존재처럼 의인화(personification)하거나 실체화(reify)하는 것은 편리한 수사적 표현이지만, 철학적으로 정확하지 않다.
메소이는 유전적 결정론에 대해서도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다. 그는 철학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지적한다. C.S. 루이스(C.S. Lewis)가 《기적(Miracles)》에서, 그리고 철학자 알빈 플란팅가(Alvin Plantinga)가 보다 형식적으로 제기한 진화적 인식론(Evolutionary Epistemology)의 난점이다.
만약 우리의 모든 생각과 신념이 순전히 물리화학적 과정(자연 선택에 의한 적응)의 산물이라면, 그 생각들이 진리(truth)를 향해 있다고 믿을 신뢰할 만한 이유가 있는가? 진화는 적합한 믿음(true belief)보다 적합한 행동(adaptive behavior)을 선호한다. 이 두 가지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예: 종교적 믿음이 번식에 유리했다면, 그것이 진리와 무관하게 선택되었을 수 있다.)
신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메소이는 열린 인식론적 자세를 유지한다. 그는 신의 개입을 철저히 배제하지 않는다.
“신이 특정한 경우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그 특정한 사례에서 그것을 의심할 좋은 이유가 없다면, 신의 개입을 끌어들이는 것은 일종의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One doesn't [exclude it]. But there's a sort of etiquette which suggests that it's 'impolite'... to invoke the possibility that God was meddling without a good reason to suspect this in the particular case.)”
- Erik Mesoy, “Fred Reed and Darwin,” More Right, August 8, 2014.
이것은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실용주의적 이해를 보여준다. 과학에서는 “기적이 일어났다”는 설명을 사용하는 것은, 퇴직 계획을 세우면서 복권 당첨에 기대를 거는 것과 비슷한 행위다. 그러나 이런 방법론적 자연주의(methodological naturalism)가 형이상학적 자연주의(metaphysical naturalism), 즉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철학적 입장과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메소이는 결국 진화론을 과학적 설명으로 받아들이되, 그것을 과도하게 신격화하거나 도덕적·정치적 무기로 삼는 것을 경계한다. 그의 글은 전체 시리즈에서 인식론적 겸손의 중요한 균형추 역할을 한다.
6. 다윈이 불편한 이유
이 모든 논의에서 공통점이 하나 드러난다. 다윈이 좌파와 우파 양쪽에서 불편한 이유는, 그의 이론이 각자의 핵심 도그마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좌파에게 인간은 역사적으로 조건 지어진 평등한 존재가 아니다. 유전적 변이는 실재하고, 집단 간 차이도 실재하며, 선택은 차이를 요구한다. 이것은 진보주의의 형이상학적 평등주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전통주의 우파에게 인간은 죄로 타락한 존재이지만 올바른 종교적 지도 하에 구원 가능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수백만 년의 진화로 형성된, 분열되고 취약한 자아를 가진,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영장류다. 아름다운 것은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 어떤 문명이 가능한지를 묻는 것이지,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지상주의자에게 완전히 합리적이고 통합된 개인이라는 가정은 진화론과 맞지 않는다. 성적 충동과 장기적 합리성은 서로 단절된 진화적 모듈들이며, 이것은 국가의 개입이 전혀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약화시킨다.
맥기니스의 "다윈주의적 보수주의"는 이 불편함을 정직하게 마주하고자 하는 시도다. 그것은 유토피아적 보수주의 — 모든 인간적 선들이 완전히 실현되는 어떤 사회 구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 — 도 거부한다. 진화는 인간사에 어느 정도 비극적인 빛을 비춘다. 서로 다른 적응들은 불가피하게 충돌한다. 서구 문명이 법치주의와 시장의 발전으로 무관한 개인들 사이의 호혜적 이타주의를 완성해갈수록, 가족은 덜 필요해지고 "가족 가치"는 점점 축소된 핵가족을 가리키게 된다. 이것은 손실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다윈주의적 보수주의는 가능한 것을 보존하고자 한다. 죽은 것을 부활시키려 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조건에 맞는 개혁을 제공하는 보수주의.
다음 편에서는 울프 티비(Wolf Tivy. 필명은 Nyan Sandwich)의 그논(Gnon) 분류론을 통해, 문명이라는 기획이 실제로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 참고문헌 -
Steve Sailer, “A Miracle Happens Here: Darwin’s Enemies on the Right,” National Post / Unz Review, November 20, 1999. [링크: https://www.unz.com/isteve/a-miracle-happens-here-darwins-enemies-on-the-right/]
Steve Sailer, “The Coming War over Genes: Darwin’s Enemies on the Left,” National Post / Unz Review, December 1, 1999. [링크: https://www.unz.com/isteve/the-coming-war-over-genes-darwins-enemies-on-the-left/]
John O. McGinnis, “The Origin of Conservatism,” National Review, December 22, 1997 [보관된 링크: https://web.archive.org/web/20001113071703/http://www.nationalreview.com/22dec97/mcginnis122297.html]
Erik Mesoy, “Fred Reed and Darwin,” More Right, August 8, 2014. [보관된 링크: https://archive.md/ppi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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