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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을 전국으로” 타나카 카쿠에이의 철도 정책이란 무엇이었나?

https://toyokeizai.net/articles/-/156568 “신칸센을 전국으로” 타나카 카쿠에이(田中角栄)의 철도 정책이란 무엇이었나? 『일본열도개조론(日本列島改造論)』이 보여주는 45년 전의 미래상 코바야시 타쿠야(小林拓矢), 2017년 2월 3일 6:00 사회 전체에 폐쇄감이 감도는 오늘날, “만약 지금 타나카 카쿠에이(田中角栄)가 있었다면” 하고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지도 모른다. 고도경제성장기 일본의 총리를 지냈으며 쇼와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가 가운데 한 사람인 타나카 카쿠에이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타나카 카쿠에이 100가지 말(田中角栄100の言葉)』(타카라지마샤(宝島社))이나,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慎太郎)의 소설 『천재(天才)』(겐토샤(幻冬舎))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타나카는 밑바닥에서 올라와 국정의 정점인 총리 자리에 오른 이력과 뛰어난 인심 장악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타치바나 타카시(立花隆)가 「타나카 카쿠에이 연구(田中角栄研究)」에서 고발한 금전 스캔들 문제나, 코다마 타카야(児玉隆也)가 「고독한 에츠잔카이(越山会)의 여왕(淋しき越山会の女王)」에서 다룬 여성 문제(두 글 모두 『분게이슌쥬(文藝春秋)』 게재), 더 나아가 록히드 사건 등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인물이라는 측면도 크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타나카 카쿠에이”의 이미지는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 『일본열도개조론』이 그린 철도의 미래상 그러나 타나카 카쿠에이에게는 ‘정책통’이라는 면모가 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본인이 제안한 것만 33건, 관여한 것까지 포함하면 100건이 넘는 의원입법을 성립시킨 것으로 이름을 남겼으며, 현재까지 이만큼의 의원입법을 만든 정치가는 다른 예가 없다. 또 그의 주요 저작인 『일본열도개조론(日本列島改造論)』(닛칸코교신분샤(日刊工業新聞社))에서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함에 있어 앞으로 일본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교통정책을 포함하여 매우 구...

서민의 체면을 세워주던 ‘천재’ 타나카 카쿠에이

https://www.sankei.com/article/20160618-5WSTDXYMV5LBVDWTNJHPCKSYIA/ 서민의 체면을 세워주던 ‘천재’ 타나카 카쿠에이  이와타 아츠시(岩田温), 2016/6/18 16:50 쇼와 58년(1983년) 10월 12일, 도쿄지방법원은 타나카 카쿠에이(田中角栄)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 두 달 뒤 총선에서, 니가타(新潟) 3구에서 타나카 카쿠에이는 무려 22만 761표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사적인 이야기라 송구하지만, 나는 이 쇼와 58년 9월에 태어났다. 당연히 타나카 카쿠에이에 대한 기억은 없고, 나에게 타나카 카쿠에이란 책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역사적 인물에 불과하다.  타나카 카쿠에이라고 하면 흔히 금권정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인물이기에, 나는 그에게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그에게서 무언가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타나카 카쿠에이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어느 선배와의 만남이었다. 대학생이었는지 대학원생이었는지 분명하진 않지만,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시즈오카현의 한 공부 모임에 강사로 초청된 적이 있었다. 그 강연에서 사회를 맡았던 이는 와세다대학교 출신의 중소기업 사장이었다. 강연회에서는 “이와타 선생님”이라며 나를 높여 불렀지만, 2차 모임에서는 “이와타 군”이라 부르며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나라를 떠받치고 있는 건 중소기업이야.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고, 중소기업이 살아나야 일본이 살아난다.” 그는 중소기업 사장으로서의 애환을 자주 이야기했지만, 그날 밤 나에게 건넨 엄정한 지적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다. “이와타 군의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동의하지만, 너무 어렵다. 헌법도, 대동아전쟁도, 보수주의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렵단 말이야. ‘보통 사람’이라고 할 때 이와타 군은 자기 친구들을 떠올리겠지. 그게 바로 인텔리의 나쁜 습관이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아저씨들, 아르...

마츠다이라 사다노부의 간세이 개혁이 신자유주의 탈피였던 이유

https://toyokeizai.net/articles/-/908720 마츠다이라 사다노부의 ‘간세이 개혁(寛政の改革)’이 ‘신자유주의 탈피’였던 이유 — ‘재정 건전화, 민영화, 대기업 우대, 지방 소외’를 추진한 타누마 오키츠구 2025년 10월 8일 13:00, 나카노 타케시(中野 剛志)  편견에 흐려지는 인간의 시선 10월 4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치러졌다. 지난해에도 그랬듯이, 총재 선거 기간 동안 사람들은 각 후보자의 정책이나 인물상에 대해, 대중매체와 SNS에서 제멋대로 논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인간을 올바르게 평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타인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조차 불확실하다. 자신보다 뛰어난 인물을 오해한 끝에 깎아내리기도 하고, 반대로 경박하고 경솔한 인물을 마치 위대한 지도자인 양 치켜세우기도 한다. SNS는 매일같이 그런 인물평으로 넘쳐난다. 왜 이렇게 인물 평가가 어려운 것일까.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의 눈이 다양한 편향에 의해 흐려지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보라”라고 말하긴 쉽지만, 실제로 인간의 관찰은 특정한 사상이나 편견이라는 주관을 통과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인식론 철학과 심리학이 이미 밝힌 바와 같다. 사람은 자신의 사상과 가치관이라는 렌즈를 통해 타인을 평가한다. 그렇다면 인물평에 비쳐 나오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사상과 가치관이라는 말이 될 것이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깎아내리거나 조롱하는 자는, 결국 자기 자신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셈이다. 이처럼 인물 평가는 본래 매우 어려운 일인데, 그것이 역사적 인물에 관한 것이라면 난이도는 한층 더 높아진다. 역사적 인물에 관한 사료는 양 자체가 제한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사료조차 기록자 자신의 사상과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어서, 정보가 정확한지조차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자신도, 현재 우리가 가진 사상과 가치관이라는 렌즈를 통하여 사료를 읽어내고 만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E. H. Carr)가 ...

타나카 카쿠에이와 블루아카를 엮는 일본의 수상한 밈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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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ic.pixiv.net/a/%E7%94%B0%E4%B8%AD%E8%A7%92%E6%A0%84%28%E3%83%96%E3%83%AB%E3%83%BC%E3%82%A2%E3%83%BC%E3%82%AB%E3%82%A4%E3%83%96%29 타나카 카쿠에이(블루아카이브) 田中角栄(ブルーアーカイブ) 게임 〈블루 아카이브〉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인 ‘선생’을 다루는 2차 창작물 가운데, 그 선생의 정체를 ‘타나카 카쿠에이(田中角栄)’로 설정한 작품을 분류하는 태그. 조마에 사오리 : “그러니까, 이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타나카 카쿠에이 선생님뿐이야.” 주의사항 게임 〈블루 아카이브〉와 현실의 정치인 타나카 카쿠에이 그 자체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이 태그는 실존 인물( ナマモノ, 나마모노 )에 해당할 뿐 아니라 정치적 소재이기도 하므로 매우 섬세한 취급이 요구되는 주제다. 정치인의 초상권은 공인(公人)이기 때문에,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와 비교해도 제약이 더 적게 적용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소재임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타나카 카쿠에이 본인의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설정을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개요 먼저 타나카 카쿠에이(田中角栄, 1918〜1993) 는 쇼와 시대에 내각총리대신 을 지낸 일본의 정치인이다. 한편, 〈 블루 아카이브 -Blue Archive-〉는 2021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스마트폰용 게임 앱이다. 플레이어는 무장 학원도시 ‘키보토스(Kivotos)’ 에서 여러 학교의 학생들을 횡단적으로 지도·감독할 권한을 가진 ‘선생’ 이 되어, 학생들을 자신의 지휘 아래 모아 육성하고 부대를 이끌며 다양한 사건·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게임의 기본 흐름이다. 이러한 설정 때문에, 플레이어는 스토리 내에서 주로 “(플레이어명) 선생”이라고 불린다. 2023년 2월, 한 이용자가 플레이어 이름을 “카쿠에이(角栄)”로 설정한 뒤, 에덴 조약편에서 위기에 몰린 조마...

일본인 개발자의 커티스 야빈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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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https://note.com/kyohei_nft/n/n2fef55a4fc8d 커티스 야빈(Curtis Yarvin)이란 누구인가? 미국 사회를 뒤흔드는 암흑 계몽주의(暗黒啓蒙主義)의 카리스마 이토 쿄헤이(伊藤匡平), 2025년 6월 25일 서론 커티스 야빈(Curtis Yarvin)―초기에는 ‘멘시우스 몰드버그(Mencius Moldbug)’라는 필명으로 알려져 있던 그는, 미국 지적 풍토의 변두리에 자리하면서도 가장 도발적이며 중요한 정치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성장한 인물이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야빈은 〈Unqualified Reservations〉(‘자격없는 권고’)라는 블로그를 통해 민주주의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대성당(the Cathedral)’이라 부르는 리버럴 지배 구조를 비판했으며, 미국의 정치 제도를 근본부터 “재부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핵심 사상인 신관방주의(neocameralism), 형식주의(formalism),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이단적 비판은 처음에는 인터넷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실리콘밸리 테크 엘리트층, 탈리버럴·탈자유시장주의 우파, 그리고 체제 비판적 온라인 사상 서브컬처에까지 스며들게 되었다. 본 에세이는 야빈의 초기 블로그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의 사상적 진화를 세밀하게 추적하고, 주요 개념의 실체를 해명하며, 그의 영향력이 현대 미국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파급되었는지를 살핀다. 궁극적으로 그의 사상이 어떠한 “도발”, 어떠한 “매력”, 그리고 어떠한 “위험성”을 품고 있는지를 공정하고 지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 1장: 기원과 초기 저작 커티스 야빈의 정치사상으로의 여정은 학계나 정책 싱크탱크가 아니라, 개인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2007년,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Unqualified Reservations〉라는 블로그를 개설하며 “당신의 뇌를 치료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글쓰기를 시작한다. 그는 ...

암흑계몽 일어 번역가의 닉 랜드·가속주의 해설(2)

https://note.com/imuziagane/n/n8ace6af18729?magazine_key=mbd28cf65025b ■ 닉 랜드와 신반동주의 제3장 3. 닉 랜드 · 계몽의 역설 · 들뢰즈 & 가타리(Déleuze & Guattari)에 대한 경도(傾倒) · 코스믹 호러 · 그레이트 필터 가설 · 크툴루 신화와 추상적 호러 · 죽음 충동의 철학 · CCRU라는 실천 · CCRU와 클럽 음악 · 하이퍼스티션(hyperstition) · 사변적 실재론과 닉 랜드 · 캉탕 메이야수(Quentin Meillassoux) · 레이 브라시에(Ray Brassier) · 닉 랜드의 상하이 ■ 자본주의의 외부, 아마존 【히데】 CCRU를 일본에 제대로 소개한 건, 키자와 씨가 처음인가요? 【키자와】 후기에서 썼듯이, 시인 사쿠라이(櫻井) 씨가 CCRU나 닉 랜드의 텍스트 일부를 번역해 자신의 사이트에서 소개하신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CCRU와 서브컬처(예를 들어 덥스텝)의 관계 같은 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에나가】 책 『닉 랜드와 신반동주의』(102–109쪽)에서 소개된 랜드의 초기 논문이 인상 깊었습니다. 보면 랜드는 이 시점에서, 인간 경험이 전제하는 바깥—‘물자체(物自体)’—를 자본주의의 ‘외부’와 겹쳐 해석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마르크스주의에서 말하는 자본주의의 ‘외부’라는 건 어떤 의미였죠? 【히데】 확실히 마르크스도 자본주의의 외부를 말하긴 했습니다. 다만 관점이 재생산 노동—즉 노동자의 재생산 비용은 시장이 감당하기엔 너무 무겁다는 이야기죠. 마르크스가 말하는 외부란, 자본주의가 흡수할 수 없었던 잔여 같은 것이고, 반면 닉 랜드가 말하는 외부는 무언가 정체불명의 것이 ‘도래하는 곳’이라는 느낌인데,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지평』 우에노 치즈코(上野千鶴子) 【에나가】 그런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을, 소외된 노동자―즉 괴물적이고 비인간적인 존재의 ...

암흑계몽 일어 번역가의 닉 랜드·가속주의 해설(1)

암흑계몽 일어 번역가의 닉 랜드·가속주의 해설 https://note.com/imuziagane/n/n8ace6af18729?magazine_key=mbd28cf65025b - 인물 소개 - 히데시스(ひでシス): IT × 가족제도 붕괴로 한몫 챙기려는 서버 엔지니어 키자와 사토시(木澤佐登志): 『닉 랜드와 신반동주의(ニック・ランドと新反動主義)』의 인세로 큰돈을 벌어보려는 저자 에나가 이즈미(江永泉): 복권 당첨으로 한 번 크게 벌어봤으면 하는 소비자 [...] ■ 닉 랜드와 신반동주의 제1장 1. 피터 틸 · 피터 틸이란 누구인가 · 르네 지라르로부터 가르침을 받다 · 학내 분쟁에 개입하다 · 주권적 개인, 그리고 페이팔 창업으로 · 니체주의와 틸 · 암호화폐와 사이버펑크 · ‘이탈(Exit)’의 프로그램 · ‘공포(Horror)’에 맞서다 · 계몽이라는 기만, 그리고 9·11 ■ 돌연변이의 천사 【히데】 피터 틸과 닉 랜드 두 사람은 ‘Exit(이탈)’하는 방식, 즉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려 하는지가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피터 틸은 자존심 높은 스타일의 초(超) 엘리트 게이오대생 버전 같고, 닉 랜드는 교토대 학생 같은 느낌이랄까… 니트 같은 분위기요. 【키자와】 닉 랜드는 그래도 전직 교수이고, 피터 틸은 창업가이니까요. 그런 자질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에나가】 트랜스휴머니즘을 바라보는 방식도 서로 다른 듯합니다. 피터 틸은 “나는 보통 인간을 초월해 나가겠다”라는 느낌인데, 닉 랜드는 “어딘가에서 인간을 넘어선 보통이 아닌 존재가 도래한다”라는 느낌이죠. 그런 의미에서 닉 랜드에게는, ‘초인’이 꼭 자기 자신일 필요는 없다는 식의 쿨한 단념이 느껴져요. 【키자와】 메시아 도래에 대한 열망이라고 할까요, 약간 발터 벤야민스러운 느낌도 있지요. 【에나가】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서 언급된, 클레의 『새로운 천사(Angelus Novus)』(1920)가 떠올랐습니다. 역사의 천사는 ‘진보’라는 폭풍에 떠밀리면서도 얼굴은 뒤를 향한...

Stardusk, 새로운 남성인권 운동

영상 링크: https://youtu.be/DvOFe4pjIlw?si=-TbXwE2VyRsbeadQ 새로운 남성인권 운동 Stardusk(Thinking Ape), 2023년 7월 28일 [00:07] 최근 몇 년, 정말 최근 2년 사이에 성인 남성과 소년들이 처한 곤경에 대한 일종의 관심이 갑작스럽게 샘솟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혹시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이 예전보다 이런 문제를 훨씬 더 많이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제가 포함된 많은 이들이 10년, 12년 전 이런 주제를 자주 다뤘을 때만 해도, 주류 사회에서는 사실상 아무런 논의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침묵하고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가끔씩 이런 문제를 언급하는 여러 인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Chad Williams도 있고, 성인 남성과 소년에 관한 책을 쓴 Richard Reeves 같은 저자도 있습니다. 얼마 전엔 Chad Williamson이 ‘왜 좌파는 남성 문제에 신경 쓰지 않는가?’라는 제목으로 George the Tin Man이라는 사람을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성인 남성과 소년들의 처지와 문제에 대한 겉보기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제가 늘 던지는 진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게 정말 의미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01:08] 예전에는 남성계(manosphere)에서 흔하게 다뤄지던 정보들, 아주 오래전부터 논의돼 온 ‘공감 격차’ 같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결국 모든 것이 이 공감 격차에서 비롯된다는 점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죠. 이런 문제는 다른 이들에 의해 아주 잘 정리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Barbarossa는 초창기 온라인에서 이 주제를 강력하고 설득력 있게 꾸준히 다룬 첫 인물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저도 나름대로 이에 대한 기여를 해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이른바 ‘남성인권 운동’, 즉 MRA(Men's rights movement)들이나 그 비슷한 흐름을 돌아보면, 거의 모두가 괴짜 ...

에릭 토렌버그, 클리어필(Clearpill)을 삼켜라

클리어필(Clearpill)을 삼켜라 당신이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정치에서는 벗어나라. 2023년 12월 14일, 에릭 토렌버그(Erik Torenberg) 이전 글들 에서 우리는 믿음이라는 것이 정확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하고자 하는 집단에 소속되고 그 소속감을 굳히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사람들을 ‘제1원칙에 따라 믿음을 도출하는 합리적 행위자’로 모델링하지만, 실제로 인간의 합리성 대부분은 새로운 신념 체계를 만드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잠재의식이 내려놓은 판단을 합리화하기 위한 논거를 꾸며내는 데 사용된다. 사람들은 현재 순간과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분리된, 독립적인 의미의 ‘믿음’조차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다. 애초에 ‘믿음’이라는 말 자체가 부정확한 표현이다. ‘믿음’이라는 단어에는 개인이 제1원칙에서 출발해 무엇이 참인지 스스로 도출해낸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또래 집단,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충성심을 가져야 하는지, 누가 더 높은 지위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맥락에서 어떤 말이 더 잘 들어맞는지를 모두 고려해 작동하는 복잡한 알고리즘에 훨씬 더 가깝다. 믿음의 목적은 누가 집단에 속하고 누가 적인지 구분하는 데 있다. 그리고 믿음이 광적일수록, 말도 안 될수록 오히려 집단 결속에는 더 효과적이다. 그렇다. 결속을 위한 이데올로기가 광적일수록, 즉 객관적 현실에서 멀어질수록, 집단을 형성하는 힘은 더 강해진다. 왜 그럴까? 생각이 광적일수록, 혹은 그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이 광적일수록, 다른 선택지를 스스로 끊어버림으로써 그 사람의 충성심이 더 확실히 증명되기 때문이다. 배신은 흔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이것은 중요하다. 결국 충성이란 것이 편의와 효용 계산에 따라 맺어진 사회적 계약에 불과하다면, 논리적으로는 언젠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편이 낫다. 그러면 거꾸로 추론하게 된다. “앞으로 더 좋은 조건이 있을 거라면, 차라리 지금 ...

아직 우파가 아닌 버육수들을 위한 버튜버 클립들

https://www.youtube.com/watch?v=gYur0xxcu2I https://www.youtube.com/watch?v=z09A39_-CBM https://www.youtube.com/watch?v=PMIM_SWc1FU https://www.youtube.com/watch?v=sTPqTLbWHgY https://www.youtube.com/watch?v=BFIEeHZpi1E https://www.youtube.com/watch?v=dY7_DBD93Xs https://www.youtube.com/watch?v=OUlgXgbOk_g https://www.youtube.com/watch?v=_7TEJv5SIfU based하고 redpilled한 오도짜세 대안우파가 보기엔 참 오글거려보이겠다만... 좌파가 뭔지 우파가 뭔지도 잘 모르나 알게모르게 현대의 체제가 젊은 남성들에게 참 가혹하다는 걸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버육수들 계몽을 위한 영상 클립들. 계기야 어찌되었건, 좌경화된 현대 체제에 대해 희미하게나마 반동적 의식을 길러나가는 게 중요하니. 레드필이건, 믹타우건, 블랙필이건 앞으로 갈 길은 각자 알아서 정하면 될 일이고... 다른 건 다 좋아도 제발 버튜버에 슈퍼챗을 쏴재끼는 짓만은 하지 마라. 제발...

MentisWave, 버튜버들이 어떻게 우연히 워키즘을 반박해버렸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qQY6Zk1Bhvs 광적인 이상적 여캐들— 버튜버들이 어떻게 우연히 워키즘 이데올로기들을 반박해버렸는가(Manic Pixie Dreamgirls - How Vtuber's Accidently Debunked Woke Ideologues.) MentisWave(멘티스웨이브), 2024년 12월 31일. [00:12] 안녕하세요, 여러분. 요즘 흔히 등장하는 특이한 질문 가운데 하나가, 제가 ‘버튜버 문제’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버튜버는 오글거리고 퇴폐적인가? 아니면 그저 순수하고 무해한 젊은 세대의 놀이인가? 그 답은 전적으로 주관적이며, 어느 쪽으로든 논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버튜버 문제와 함께 따라붙는 또 다른 질문입니다. 바로 ‘버튜버는 정치적인가?’라는 물음이죠. 이 질문은 보통 ‘버튜버마다 다르다’는 식의 맹탕한 답으로 덮이고 맙니다. 예컨대 키르샤(Kirsche) 처럼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는 버튜버도 있고, 핍킨 피파(Pipkin Pippa) 처럼 가끔씩만 정치적 발언을 하는 이들도 있으며, 아래와 같은 재미있는 순간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00:46] 필리안(filian) : “아내에게 잡혀사는 남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폴른섀도우(fallenshadow) : "정말 슬프다고 생각해. 우리는 남편을 못살게 구는 아내들을 두들겨 패야 해.“ 필리안(filian): ”안 돼!“ [00:52] 참 그럴듯해 보이죠?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버튜버들은 농담처럼 가볍게 다루는 상황이 아니라면 정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언마우스(Ironmouse) 가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이 게임을 하는 AI 영상에 반응했던 적이 있는데요. 정치적 요소는 있지만, 누가 봐도 그냥 풍자 콘텐츠에 가깝죠. 그리고 사실 이런 태도는 대부분의 버튜버들에게 매우 현명한 선택입니다. 정치를 진지하게 다루기보다는 웃고 넘길 주제로 취급함으로...